샤오미가 또 한 번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 묵직한 승부수를 던졌다. 이번에 공개된 라인업은 단순히 스펙 경쟁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실제로 갈증을 느끼는 ‘두 가지 극단적인 니즈’를 정확히 조준하고 있다. 바로 라이카(Leica)와의 협업으로 광학적 깊이를 한층 끌어올린 17T 및 17T Pro 시리즈, 그리고 스마트폰 배터리의 물리적 한계를 비웃듯 8,000mAh라는 괴물 같은 용량을 때려 박은 17 Max 모델이다.
센서 판형부터 다른 라이카의 숨결, 17T 시리즈
카메라에 진심인 유저라면 단연 17T 시리즈의 후면 트리플 카메라 셋업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두 모델 모두 라이카의 감성을 듬뿍 담았지만, 스펙에서의 급나누기는 확실하게 두었다. 기본형인 17T는 5,000만 화소 1/1.55인치 메인 센서를 탑재했다. 23mm 환산 화각에 F/1.7 렌즈 조합으로 일상적인 스냅용으로는 이미 차고 넘치는 스펙이다. 하지만 진가는 17T Pro에서 드러나는데, 초점 거리와 조리개 값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도 센서 판형을 1/1.31인치로 대폭 키웠다. 야간 촬영이나 암부가 많은 환경에서 훨씬 깔끔하고 풍부한 다이내믹 레인지를 뽑아준다는 의미다.
여기에 두 기기 모두 115mm 환산 F/3 렌즈를 물린 5,000만 화소(1/2.76인치) 텔레포토 카메라를 공유한다. 10배 ‘광학급’ 줌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매크로 촬영 기능까지 야무지게 챙겼다. AI 연산을 적극 활용한 120배 울트라 줌(Ultra Zoom) 모드도 탑재되어 멀리 있는 피사체도 거침없이 당겨 찍을 수 있다. 15mm 렌즈를 장착한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는 120도의 넓은 시야각으로 풍경이나 건축물 촬영 시 특유의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단순히 하드웨어만 라이카의 이름을 빌린 수준이 아니다. 라이카 울트라퓨어(UltraPure) 광학과 주미룩스(Summilux) 렌즈 구조가 적용되었으며, 모든 렌즈 모듈에 걸쳐 라이카 특유의 색감과 인물 렌더링 스타일이 묻어난다. 애플의 라이브 포토와 결을 같이하는 새로운 ‘라이카 라이브 모멘트(Leica Live Moment)’ 기능도 꽤 쏠쏠한 재미를 주는데, 짧은 영상 클립을 함께 촬영한 뒤 AI가 가장 완벽한 스틸컷을 알아서 건져주는 식이다. 라이카 고유의 사진 테두리와 커스텀 이미지 프로세싱은 촬영 경험을 한층 더 감성적으로 만들어준다.
영상 촬영 성능과 두뇌 역할을 하는 AP도 탄탄하게 받쳐준다. 두 모델 모두 HDR10+를 지원하며 4K 60fps 촬영이 가능하다. Pro 모델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4K 120p 슬로우 모션과 8K 30p 촬영까지 커버한다. 두 기기 모두 안드로이드 16 기반으로 구동되며, 17T는 미디어텍의 디멘시티 8500 울트라(Dimensity 8500 Ultra)를, 17T Pro는 한 체급 위인 디멘시티 9500을 얹어 쾌적한 퍼포먼스를 낸다.
충전의 패러다임을 뒤집다, 17 Max의 등장
17T 시리즈가 촬영의 즐거움을 위해 섬세하게 깎아낸 기기라면, 2026년 5월 21일 베이징 생태계 이벤트에서 함께 베일을 벗은 샤오미 17 Max는 철저하게 실용성과 생존력에 초점을 맞춘 녀석이다. 이 모델의 스펙 시트에서 가장 비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숫자는 단연 ‘8,000mAh’다.
보통 스마트폰 배터리 용량이 이 정도면 벽돌 같은 두께와 무게를 각오해야 하지만, 샤오미는 자체 개발한 ‘진샤장(Jinshajiang)’ 실리콘-탄소 배터리로 이 물리적인 딜레마를 해결했다. 기존의 흑연 음극재를 대신해 실리콘 함량을 16%까지 끌어올렸고, 그 결과 894Wh/L라는 압도적인 에너지 밀도를 구현해 낸 것이다. 덕분에 8.2mm라는 얇은 두께와 219~225g의 납득할 만한 무게 안에 이 거대한 셀을 밀어 넣을 수 있었다. 실제 체감되는 그립감이나 무게 밸런스가 상당히 훌륭한 수준이다.
중국 비리비리(Bilibili)를 통해 공개된 샤오미의 공식 스트리밍 테스트에서 17 Max는 무려 33.3시간을 내리 버틴 후 전원이 꺼졌다. 아이폰 17 프로 맥스 두 대를 완충해서 번갈아 쓰는 것보다 더 오래간다는 샤오미의 주장이 그저 허풍이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충전 속도 역시 진심인데, 자체 개발한 서지(Surge) P3와 G2 실리콘 칩의 조율 아래 100W 유선 하이퍼차지(HyperCharge)와 50W 무선 고속 충전을 지원해, 8,000mAh의 대용량임에도 60~70분 남짓이면 완충이 가능하다.
샤오미 17 Max 핵심 스펙
| 항목 |
상세 스펙 |
| 디스플레이 |
6.9인치 LTPO OLED, 1–120Hz 주사율, 최대 밝기 3,500니트 |
| 프로세서 |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 (Snapdragon 8 Elite Gen 5) |
| 메모리 / 저장공간 |
최대 16GB RAM / 512GB 스토리지 |
| 메인 카메라 |
2억 화소 (200MP), 1/1.4인치 센서, 라이카 광학 기술 |
| 망원 카메라 |
잠망경 렌즈, 1/2인치 센서, 3x / 6x 광학 줌 |
| 배터리 |
8,000mAh 실리콘-탄소 (Jinshajiang) |
| 충전 속도 |
100W 유선 충전 / 50W 무선 충전 |
| 운영체제 |
안드로이드 16 / HyperOS 3 |
| 크기 / 무게 |
두께 8.2mm, 무게 219–225g |
| 베젤 두께 |
1.28mm |
| 보안 |
디스플레이 내장 초음파 지문인식 |
| 네트워크 |
5G + 위성 통신 (Xiaomi Star) |
| 색상 |
화이트, 스카이 블루, 픽셀 블랙 |
17 Max의 전면은 1.28mm의 극단적으로 얇은 베젤을 두른 6.9인치 평면 LTPO OLED 디스플레이가 꽉 채우고 있다. 1Hz(정적인 화면이나 독서 시)부터 120Hz(빠른 스크롤 시)까지 화면 주사율을 지능적으로 조절해 배터리 소모를 극대화하면서도, 필요할 땐 3,500니트의 미친 피크 밝기로 한낮의 야외에서도 쨍한 화면을 뿜어낸다. 여기에 두뇌로는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를 채택해 배터리 특화 모델이라고 성능을 타협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물론 카메라 시스템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17 Max의 메인 카메라는 현존 스마트폰 중에서도 손꼽히게 큰 1/1.4인치 판형의 2억 화소 센서가 라이카 렌즈와 결합되어 탑재되었다. 잠망경 텔레포토 렌즈 역시 1/2인치 센서 기반으로 3배 및 6배 줌을 지원해, 배터리 특화 폰임에도 여느 플래그십 카메라 폰을 가볍게 압도하는 퀄리티를 보장한다.
현재 17 Max는 5월 25일부터 중국 내수 시장에서 약 594달러(한화 약 80만 원대)라는 꽤 공격적인 가격표를 달고 판매가 시작되었으며, 아쉽게도 아직 글로벌 출시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셔터를 누르는 직관적인 즐거움부터, 충전기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사는 해방감까지. 이번 샤오미의 17 라인업 전체가 보여주는 만듦새는 분명 폼팩터의 한계를 한 단계 끌어올린 유의미한 성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