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업계에 또 한 번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최대 디지털 자산 운용사 중 하나인 그레이스케일이 리플(XRP) 기반 신탁 상품을 선보이며, 향후 현물 ETF로의 전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레이스케일은 12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리플 신탁 상품을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공인된 투자자들만 참여할 수 있는 폐쇄형 펀드 형태로, 리플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폐쇄형 구조이기 때문에 일반 ETF와 달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된다. 이는 제한된 투자자 대상에게만 제공되기 때문에 규제의 적용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기 때문이다. 다만, SEC의 승인을 받을 경우 해당 신탁 상품은 정식 현물 ETF로 전환될 수 있어 업계는 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레이스케일 측도 리플 신탁이 향후 ETF로 전환될 수 있음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경제 매체 폭스비즈니스는 “이번 리플 신탁 출시는 향후 리플 ETF 승인으로 가는 길을 여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 그레이스케일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신탁 상품을 각각 현물 ETF로 성공적으로 전환한 사례는 이러한 기대를 더욱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리플 역시 이 같은 행보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특히, 리플이 최근 SEC와의 법적 다툼에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낸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법원이 리플을 ‘비증권’으로 판단하면서 향후 ETF 전환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21쉐어스의 최고경영자 하니 라시완은 지난 7월 한 인터뷰에서 “미국 법원이 리플을 증권이 아니라고 명확히 판단한 것은 규제 리스크를 해소하는 결정적 요인”이라며, “리플 현물 ETF는 21쉐어스의 글로벌 전략 중 하나이며 투자 수단으로서 성장성이 높다”고 언급한 바 있다. 참고로 21쉐어스는 미국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를 발행한 자산운용사다.
이번 신탁 출시 소식이 전해진 후, 리플 가격은 크게 반등했다. 13일 오후 3시 기준,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리플은 전일 대비 6.45% 오른 0.5689달러(한화 약 756원)를 기록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긍정적인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TF가 승인될 경우 기관 투자자들의 대규모 자금 유입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리플 역시 이러한 기대감 속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향후 리플이 실제로 현물 ETF로 전환될 수 있을지, 또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번 신탁 출시는 리플의 제도권 편입 가능성을 한층 앞당기는 중요한 이정표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