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애플과 엔비디아 등 주요 기술주가 강세를 보인 데 힘입어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다시 한번 갈아치웠습니다.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AI 관련 투자가 시장의 낙관적인 분위기를 이끌었으나, 미국 정부의 셧다운 가능성과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중 변동성을 키우기도 했습니다.
기술주 강세가 이끈 증시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6.27달러(0.14%) 상승한 46,381.54에 거래를 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상승 및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시장의 상승은 기술주가 주도했습니다. 애플은 웨드부시 증권의 유명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가 차기 모델인 ‘아이폰 17’의 판매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자 주가가 4.3% 급등하며 2024년 12월 하순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인 엔비디아는 오픈AI(OpenAI)에 최대 1000억 달러를 투자하여 자사 시스템을 활용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것이라는 발표에 힘입어 3.9% 상승했습니다. 이는 AI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를 키우며 다른 반도체 관련주에도 매수세를 확산시켰습니다.
다우 지수 구성 종목은 아니지만 오라클 역시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과 산업 부문 책임자를 새로운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다는 소식에 6.3% 급등했습니다. 이 외에도 IBM, 캐터필러, 세일즈포스 등이 강세를 보인 반면, 프록터앤드갬블(P&G), 보잉, 머크 등은 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57.500포인트(0.69%) 오른 22,788.976으로 마감했으며,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 역시 29.39포인트(0.44%) 상승한 6,693.75로 마감하며 두 지수 모두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S&P500 지수는 올해 들어 28번째 최고치 마감입니다.
혼재된 투자 심리: 지정학적 및 정치적 불안 요인
이날 시장이 마냥 순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장 초반 다우지수는 한때 280달러가량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 외국인 전문 기술인력 취업비자(H1B)에 연간 10만 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이 기술 기업에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습니다.
또한, 미 연방 상원이 하원을 통과한 ‘임시 예산안’을 부결시키면서 연방 정부의 부분적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가능성이 제기된 점도 투자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연준(Fed)의 완화적 기조와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에 대한 기대로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스트래티지스트는 “시장의 상승 동력(모멘텀)에 대한 낙관론이 매우 강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토니 파스콰리엘로 헤지펀드 책임자는 투자자들이 “책임감 있는 강세론”을 취해야 한다면서도, “미국의 거대 기술주라는 화물 열차 앞에 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해 기술주 중심의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낙관론 속 시장 전망과 외환·채권 시장 동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합니다. RGA 인베스트먼츠의 릭 가드너는 “통상적으로 9월은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연준의 금리 인하, 강력한 기업 실적, 견고한 경제 성장, 안정된 인플레이션 덕분에 이례적인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크 헤펠은 “최근의 강력한 상승 이후 조정 국면이 찾아와도 놀랍지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S&P500 지수가 2026년 6월까지 6800, 강세 시나리오에서는 750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가 소폭 약세를 보였습니다. 달러 인덱스는 0.21% 하락한 1195.97을 기록했습니다. 달러 대비 엔화는 강세를 보이며 한때 1달러=147.66엔까지 올랐습니다. UBS는 엔/달러 환율 연말 전망치를 기존 130엔에서 143엔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도이체방크는 연말까지 140엔을 밑돌 가능성을 예측했습니다.
미국 국채금리는 단기물을 중심으로 상승(가격 하락)했습니다. 2년물 국채금리는 2.9bp 오른 3.60%, 10년물 금리는 1.9bp 상승한 4.15%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주 예정된 국채 입찰과 26일 발표될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시장은 관망하는 분위기입니다.
국제 유가 및 원자재 시장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4센트 하락한 배럴당 62.64달러에 마감하며 보합세를 보였습니다. 시장은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과 글로벌 공급 과잉 전망 사이에서 방향성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EU의 추가 제재가 중국이나 인도 등 제3국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