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December 13th, 2025

정보 유출 사태로 대표 사임… 위기 속 금융업 진출 시동 건 쿠팡

최근 발생한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책임을 지고 박대준 쿠팡 대표가 전격 사임했습니다. 모기업인 쿠팡 Inc.는 사태 수습과 조직 쇄신을 위해 현 최고행정책임자(CAO) 겸 법률고문인 해롤드 로저스를 임시 대표로 선임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박 전 대표는 “최근 발생한 정보 보안 사고로 인해 대중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매우 송구하다”며 사태 발생과 대응 과정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로저스 임시 대표 체제 하에서 경영진은 고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내부적으로는 사고 대응 시스템을 재정비하며, 대외적으로는 조직 안정화를 꾀하는 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4500명 개인정보 노출, 결제 정보는 안전

이번 보안 사고의 발단은 2025년 6월 24일 해외 서버를 통한 무단 접속 시도가 시작되면서부터입니다. 쿠팡 측이 이상 징후를 처음 포착한 것은 11월 18일로, 조사 결과 약 4500개의 계정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유출된 데이터에는 고객의 이름과 이메일 주소, 휴대전화 번호, 배송지 주소뿐만 아니라 일부 구매 내역까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쿠팡 측은 결제 데이터나 신용카드 정보, 로그인 비밀번호와 같은 민감한 금융 정보는 다행히 유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측은 공식 사과문을 통해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신뢰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현재 사고 발생 경로는 차단된 상태이며, 외부 사이버 보안 전문 기업의 전문가들을 투입해 내부 모니터링 메커니즘을 대폭 강화하고 있습니다.

악재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사업 확장

이러한 내부적인 홍역을 치르는 와중에도 쿠팡의 사업 다각화 행보는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일부 입점 판매자를 대상으로 사업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 서비스를 제안하며 금융업 진출의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이는 쿠팡이 입점 사업자를 대상으로 직접 대출에 나서는 첫 사례로, 위기 관리와 신사업 확장을 동시에 진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이번 대출 서비스는 지난 2022년 여신금융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금융 계열사 ‘쿠팡파이낸셜’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신용 평가 모델 도입

주목할 만한 점은 대출 심사 방식입니다. 기존 은행권이 대출 심사 시 신용점수나 부동산 담보 등을 따지는 것과 달리, 쿠팡은 자사 플랫폼 내에서의 판매 실적을 최우선 평가 기준으로 삼을 전망입니다. 금리는 제2금융권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사업 초기 단계라 대출 규모가 크지 않고 일부 판매자에게만 제안이 간 상태”라면서도 “쿠팡이 다수의 입점 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대출 대상 범위나 서비스 규모가 어떻게 확장될지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